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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인삼공사 프로농구단 식구들, 선수, 팬의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전해드립니다.

안양KGC인삼공사프로농구단
KGC스토리 박재한 프로필 이미지
'173cm' 최단신?
이젠 자부심!
선수박재한

흔히들 선수들이 ‘잘 터졌다’하는 날 인터뷰를 하면 답변이 두 가지로 나뉜다. 해당 경기를 앞두고 ‘철저한 준비를 했다’거나 아니면 ‘생각을 비웠다’다. 일상생활에서도 그렇다. 하나하나 따져보는 것보다 가끔은 ‘일단은 고(GO)’가 더 옳은 답을 줄 때가 있다.

“(박재한이는) 배포가 있다. 경기 감각이 갖춰진 것은 아니지만, 정말 자신감 있게 잘해줬고, 공도 잘 다뤘다. 자신감 있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 박재한을 지켜본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의 말이다.

박재한이 생각 없이 농구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비시즌을 함께 보내지 못한 박재한은 프로 입단 이후 지난해 10월부터 팀 스타일을 익히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빠른 스피드를 갖추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틈나는 대로 코트 왕복 달리기를 해왔다.

그리고 5라운드에서야 본격적으로 코트에 나선 박재한은 빠른 발을 앞세워 코트를 휘젓고 다녔다. 속공을 전개하는가 하면 골밑으로 뛰어들어 리바운드를 걷어낸다. 상대 길목을 막는 능력 또한 경기를 거듭할수록 나아지는 모습이었다. 10분 안팎으로 투입돼 쏠쏠한 활약을 펼쳐준 덕분에 키퍼 사익스도 한숨 돌릴 여유가 생겼고, 김 감독도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KGC인삼공사와의 인연

시간을 돌이켜 보면 박재한은 중앙대 시절부터 KGC인삼공사와 인연이 깊다. 중앙대 13학번으로 입학한 박재한은 2012년 11월, 대학농구협회가 대학입학 예정자 신분인 선수의 출전을 승인하면서 ‘예비 대학생’ 신분으로 프로아마 최강전에 출전하게 된다.

KGC인삼공사와의 맞대결 당시 박재한은 27분 36초간 나서 4득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하며 98-94로 팀 승리를 도왔다. 당시 중앙대는 대회에서 유일하게 프로팀을 꺾은 팀이 됐다. 이후 드래프트를 앞둔 지난해 8월에 참가한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박재한은 또 KGC인삼공사를 만났다. 다시 만난 대결에서 6득점 5어시스트 1스틸로 활약했지만, 80-96 승리와는 맞닿지 못했다.

“포지션을 고려해 김철욱을 뽑았지만, 박재한 역시 염두에 두고 있었던 선수다. 우리 순위까지 오면 꼭 뽑아야지 했던 선수였는데, 운 좋게 우리에게까지 기회가 왔다.” 2라운드 3순위로 그를 지명한 후 김승기 감독이 남긴 말이다.

“KGC인삼공사는 우승 후보로 꼽히던 팀이었어요. 그 라인업에 들어 우승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출전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자신감, 자부심이 생기더라고요. 코트에서 부담 없이 즐기려고 했어요.” 박재한의 말이다.

주전 포인트 가드였던 김기윤이 허리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며 박재한에게 기회가 왔다. 지난해 11월 3일 이후 두 달 만에 코트를 밟게 된 것. 박재한은 부산 KT를 상대로 3점슛 2개를 포함, 8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를 1개씩 기록했다.

그간 남모를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경기에 나서는 시간이 적다 보니 틈날 때마다 코트를 왕복으로 뛰었어요. 스피드, 속공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였죠. 그러다 보니 기회를 잘 살린 것 같아요. 물론 경기에 뛰지 못하니 조급한 마음도 있었죠. 하지만 오자마자 바로 출전했다면 적응이 더 더뎠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팀의 흐름, 장단점을 보면서 생각할 시간을 가졌기에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해요.”

박재한 선수 사진

그토록 바라던 센터 농구

박재한이 중앙대 시절 늘 아쉬웠던 건 골밑을 지켜주는 센터가 없다는 것이었다. 중앙대가 양형석 감독이 부임하며 박재한, 박지훈(부산 KT)을 앞세워 빠른 농구, 외곽을 노린 것도 이 때문. 이번 시즌에서야 중앙대는 양홍석, 박진철을 영입하며 높이를 보강했지만,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중앙대의 약점은 ‘인사이드를 책임져 줄 빅맨이 없다’는 것이었다.

박재한이 “센터들과 농구를 하고 싶었다”라고 말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KGC인삼공사에 입단한 박재한은 이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오세근과 데이비드 사이먼을 만나며 그간 갈증을 한 방에 날리는 듯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가 준비가 안됐었다. “제가 높이에 대한 부분이 적응이 안됐더라고요”라고 웃은 박재한은 “볼을 띄워주는 패스를 안 하다 보니 어설픈 게 있었어요. 하지만 차츰 연습하다 보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계속 볼을 띄워주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워낙 좋은 형들이 많아서 꾸준히 연습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와 동시에 포인트가드의 본분인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감독님이 강조하시는 부분이 그 부분이에요. 경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그 속에서 제 플레이를 하시길 원하시죠. 지금은 형들이 있어 운영에 신경을 더 쓰고 있는데, 대학 때 제 모습을 보시면 공격적인 면도 있었거든요. 지금은 그것보다 패스를 먼저 하고, 틈났을 때 공격을 시도해요.”

박재한의 노력에 대해서는 중앙대 시절 단짝이었던 박지훈이 “재한이가 농구 동영상을 정말 많이 봐요. 틈만 나면요”라고 귀띔했다. “프로라면 당연히 봐야죠”라고 운을 뗀 박재한은 “NBA는 기술 같은 것만 보고, 팀 경기에서 제 장단점을 많이 봐요. 상대 대응에 대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죠. 지금도 계속해서 보고 있는데, 이건 은퇴할 때까지 지켜가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계속 반복해서 보다 보면 뭔가 보이거든요. 나름대로 정리도 하고 있고요.”

키 작은 박재한 이야기

박재한의 신장은 173.4cm. 모비스 김주성과 함께 KBL 최단신이다.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하는 것”이라는 알렌 아이버슨의 명언이 있지만, 키가 크면 유리한 종목임에는 이견이 없다. 그렇다면 박재한은 어떻게 농구를 시작하게 됐을까.

“초등학교 때 동아리 농구를 하다가 체육 선생님이 농구를 하셨던 분이라 권유를 받았었어요. 그때도 스피드는 빨랐거든요. 사화초에서 농구를 하게 됐는데, 제가 창단 멤버죠. 이후 중학교를 마산동중으로 진학하며 농구 선수로서 꿈을 키웠죠.”

“그때는 키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나요?” 박재한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 “중학교 2학년 때 검사를 해봤는데 많이 크지 않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하하). 그때는 농구가 너무 좋아서 키가 작다는 것을 신경 안 쓰고 농구만 했었어요.”

결국 작은 키는 그의 ‘자부심’이 됐다. “어릴 땐 작은 키가 약점이기도 했는데, 지금은 자부심이 된 것 같아요. ‘작음에도 불구하고 해냈다, 할 수 있다’는 저만의 무기요.”

그래서인지 요즘 박재한은 가까이 있는 선수를 롤 모델로 삼는다며 사익스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비록 김기윤이 전열에서 이탈하긴 했지만 KGC인삼공사에도 ‘단신 BIG3'가 있다며 말이다.

“사익스가 시즌 동안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잖아요. 그럼에도 꾸준히 실력을 보여줬고, 기술적인 거나 그 외적인 부분에서도 절 많이 챙겨줘요. 한 살 형이거든요.(웃음) 제가 막내다 보니 잘 챙겨주죠.”

그러면서 박재한도 프로선수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다는 목표도 밝혔다.

“저 또한 최고의 자리로 올라가고 싶어요. 아직 태극마크를 한 번도 못 달아봤거든요. 아직 신인이긴 하지만 최고의 자리에 올라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 꿈입니다.”

늘 자신감과 자부심을 품고 뛴다는 박재한, 언젠가는 그가 KGC인삼공사와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가드가 될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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